음악, 자연, 맥주(?) 를 사랑한다면, 당신을 아일랜드로 초대합니다! :)
2020-11-22 19: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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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별

 

아일랜드라는 나라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나라이기도 해서 제가 찍은 사진과 함께 약간의 설명을 곁들여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 부족한 솜씨이지만 제 사진과 더불어 조금이나마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대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일랜드는 유럽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섬나라입니다. 

영국하면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한 만큼 아일랜드도 비가 안 오는 날이 없을 정도로 날씨의 변덕이 매우 심합니다. 수 백년간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왔으며, 독립한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여전히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입니다) 영국의 문화가 아주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아일랜드에 가기 전에 '아일랜드만의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아일랜드 문화만의 특징을 찾지 못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일랜드에 있는 동안 곳곳을 여행하면서 아일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사진과 함께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버스킹의 나라

(위 사진은 더블린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비가 자주 오는 아일랜드. 비 속에서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가장 아일랜드다운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

비긴어게인에서도 아일랜드 편이 나왔는데 혹시 보신 분 있나요?^^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일랜드 사람들의 음악 사랑은 유별납니다. 아일랜드 음악만의 독특한 음악적 감성도 한몫하는 듯 합니다. 컨츄리풍의 음악인데 아일랜드 특유의 리듬감과 음색을 지닌 전통 노래들을 일상 곳곳에서 버스킹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유명한 팝송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자신만의 음색으로 편곡해 부르고 있었는데, 이들을 보니 그들은 아일랜드만의 음악에 자부심을 느끼고, 계속 이 전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을 본 것 같아요.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음악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거리는 늘 붐볐습니다. 노래하는 싱어의 연령대도 어린아이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매우 다양했습니다. 
 


맥주와 펍(pub)의 나라, 라이브 음악은 덤!

라이브 밴드

(아일랜드 제 2의 도시 코크(cork)의 전통 펍 sine에서. 아일랜드 전통 악기로 듣는 아일랜드의 음악)
아일랜드 사람들은 술을 정말 즐겨 마십니다ㅎㅎ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술의 종류가 다르며, 그 지역만의 술집이라 불리는 '펍(pub)' 또한 유별난 알코올 사랑(?)을 보여주는 예입니다ㅎㅎ 우리나라에서 술을 마시는 장소를 떠올리면, 주로 술 안주를 함께 내어주는 식당과 같은 개념이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이야기를 하는 '카페'와 같은 장소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우리 펍에 갈래?'라고 한다면 식사를 하기 보다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할래?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최근 생겨나는 펍에서는 안주류가 제공되지만 전통 펍에서는 안주류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라이브 음악이 늘 연주됩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펍에서 라이브 연주를 해주는데, 이 연주도 주로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연주해줍니다. 신기한건 연주가 시작되어도 조용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배경 음악의 느낌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연주가 시작되면 조용해지는 우리나라 문화와는 달랐습니다. 잔잔한 그들의 음악 속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펍'만의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자연의 선물을 받은 나라

 

 

 

(해리포터 촬영지로 유명한 모허(mohr) 절벽)

아일랜드는 자연 경관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섬나라라는 특징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그들의 신념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면 장엄한 자연 경관을 본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저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편이라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이 모허 절벽을 보고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사실 저는 국내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이라 국내에서도 장엄한 자연경관이라 불리는 명소들은 많이 가봤기에 모허 절벽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허 절벽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순간 자연의 광엄함에 순간적으로 압도되어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기뻐서 나오는 눈물도 아니었고, 슬퍼서 나오는 눈물도 아니었습니다. 순수한 '감동'으로 나오는 눈물은 저도 처음이어서 너무 당황스러웠고, 그 때는 우는 제 모습이 부끄러워 모자를 푹 둘러쓰고 울었습니다. 위 사진은 어느 정도 울음을 그치고 겨우 핸드폰을 찾아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을 통해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려고 여행을 하는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연이 깎아낸 경관을 보고있으니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킬라니 국립 공원에서 찍은 폭포. 우리나라의 폭포와 비슷하지 않나요?)

우리나라는 산이 많기로 유명하죠. 아일랜드는 산이 거의 없는 평지입니다. 서울은 북한산, 관악산, 남산 등등 산이 정말 많은데 아일랜드는 수도인 더블린만 봐도 산이 없습니다. 산 불모지(?)인 아일랜드에 거의 유일하게 있는 국립공원은 킬라니 국립공원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국립공원들을 많이 다녀봐서 지리산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고 갔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작더라고요ㅎㅎ 그래도 산이 거의 없는 나라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산과 계곡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관광객은 물론 아일랜드 현지인들도 많이 방문하셨더라고요. 이 때가 여름이었는데 여름의 열기를 폭포 소리가 다 쓸어가는 듯 했답니다

 

 

프랑스를 능가하는 유제품의 품질!

아일랜드 지역 농가에서 자라는 버팔로 품종의 소들! 자연 방목 소들이에요 :) 

아일랜드는 산이 거의 없고 초원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소가 풀뜯고 자라기(?) 아주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고속도로를 지나가면 우리나라는 밭이 대부분이라면, 아일랜드에서는 소가 풀을 뜯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답니다. 

그래서 마트에도 정말 다양한 유제품을 팔아요. 요거트 브랜드만 몇십개, 이름을 알지도 못하는 치즈들이 수두룩 해요. 미식의 나라라 불리는 파리도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파리 못지 않아요! 오히려 버터, 우유, 치즈 등은 아일랜드가 더 우수한 품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좋은 기회로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농가를 방문할 일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자라는 소는 ‘버팔로’라고 하던데, 일반 소라는 좀 다르더라고요. 버팔로 소 치즈가 따로 팔았어요. 저기 금발머리의 여자분은 관리하시는 분인데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시더라고요! 

“merry! good morning! how are you?”

라며 너무 친근하게 동물을 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따뜻한 보호 속에 자라는 소들을 보니 아일랜드가 축산 분야에 굉장히 친화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혹시 아일랜드에 방문하실 일이 있다면 농가 방문도 추천해요! 각 농가마다 자부심이 아주 대단해서, 바로 생산된 치즈도 주인장의 엄청난 자랑과 함께 시식해볼 수 있답니다! ㅎㅎ 

그곳에서 이렇게 핑거푸드도 직접 만들어주세요.제일 밑에는 모짜렐라, 위에는 바질을 버무린 토마토, 그 위에는 페타 치즈! 
그 농장에서 생산한 치즈에요! 즉석에서 거래를 할 수도 있어요. 이건 할루미 치즈인데 구워먹는 치즈였어요

 

영국 못지 않은 티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여기로!

아일랜드는 영국의 오랜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국과 문화가 비슷해요. 그래서 여기도 티문화는 아주 뿌리깊게 자리잡혀 있죠. 영국못지 않은 스콘의 맛과 향기로운 티를 꼭 즐겨보시길 바래요! 아래 사진은 애프터눈티 세트에요! 스콘과 클로티드 잼, 버터, 딸기잼, 그리고 원하는 티를 하나 고르는 메뉴였어요. 맛있는 스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시는 것도 추천해요 :) 

더블린의 유명한 bewley's 카페에서 시킨 애프터눈티 세트에요. 

 

<유럽은 유럽! 유럽 감성 뿜뿜한 거리들>

아일랜드는 참 알록달록한 집들이 많아요. 어디를 가든 우리가 꿈꾸는 유럽의 그 풍경처럼 아기자기한 집들을 마주할 수 있어요!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댈 수 있으니 배터리 충전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성당들도 많으니 방문해보시길 바래요!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동트기 전 하늘

 

아일랜드가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해도 가끔 맑게 개이는 날이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씨라 하늘이 정말 깨끗해서 새삼 날이 맑은 날에는 얼마나 날씨에 감사하게 되던지,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더라고요. 

위 사진은 노을이 아니라 아침에 해가 뜨기 전 사진입니다. 고위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름에는 해가 새벽 5시쯤에 일찍 뜹니다. 저는 하루 하루가 아까워서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곤 했는데요, 맑은 날이 많이 없어 해가 뜨기 전 창문을 열어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일은 저의 고정 루틴이었답니다. 그래서 매일의 해 뜨기 전 날씨를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노을도 무척 아름답지만 동 트기 전의 하늘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일찍 일어난 적이 많이 없었는데다 날씨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몰랐기 때문에 하늘을 보는 날이 많이 없었는데 아일랜드에 오고 난 이후 날씨에 대한 소중함도 많이 느끼게 되고 하늘을 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한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지금도 하늘 사진 남기는 것은 저의 소소한 취미가 되었습니다. 
 

 

 

여행이 아름다운 이유는 도착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위 사진은 김해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찍은 부산 바다의 항공 사진입니다. 학교는 서울에서 다니지만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ㅎㅎ 
우리는 언제나 현재를 떠나기 위해 여행을 갈망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여행의 장점은 현재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날씨의 소중함, 음식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너무 평범한 일상들이지만 나를 새로운 곳에 떠나게 함으로서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처음에는 신기하고 즐겁다가 불쑥 옛 것이 그리워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도 하고...그리워지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워지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말이 있던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말 공감하는 구절입니다.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돌아올 곳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지겨워서 떠났다가도 그리워지는 마법같은 여행이랄까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쉽게 가지 못하지만, 여행에 대한 갈망을 꾹꾹 눌러 담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여행을 떠나도 될 상황이 왔을 때 떠나게 된다면, 그 감동은 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말이 있듯 여행하듯이 일상을 살아가는 쿨한 마음을 가지길 바라며, 무더운 이번 여름 소중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0-11-23 11:08:34
    닻별님 글에서 여행당시 느끼셨던 감정들이 잘 느껴지네요🌈 비가 많이 오는 곳에 살면 화창한 날 특별히 더 기분도 좋아지고 감사한 마음까지 들죠..ㅎㅎ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빨리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2020-11-24 11:01:50
    우와..자세한 설명 덕분에 아일랜드에 가보고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정말 여행을 즐기시는 분인거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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